저번 포스팅에 이어서 무선설비기사 필기시험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실기시험공부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2020/09/21 - [자격증과 영어공부] - 무선설비기사 필기 준비와 공부법(feat. 3주간의 노가다)
무선설비기사 필기시험은 시험 당일 오후 6시에 가채점 답안이 공개된다. 시험지를 집에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6시가 되자마자 채점을 해보고 점수를 매겼던 기억이 난다.
필자의 점수는 75/80/55/70/45 였다. 평소 5과목은 언제나 80점을 넘었었는데, 하마터면 골로 갈 뻔했다. 다행히 나머지 과목에서 점수를 메꿔 평균 66점으로 턱걸이 합격을 할 수 있었다.
먼저 무선설비기사 필기의 5과목은 이러하다
- 디지털전자회로
- 무선통신기기
- 안테나 공학
- 무선통신시스템
- 전자계산기 일반 및 무선설비기준
이 중 점수를 올리기 제일 쉬운 과목은 2,4,5과목이다. 실제 공부를 할 때도 이 3가지의 과목에서 점수가 가장 높았기에 걱정이 없었는데, 실전에선 5과목을 제일 망했으니 인생 알 수 없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3과목 안테나 공학이 있다. (암기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외워볼 만하다.)
그러므로 나처럼 합격만이 목적인 사람이라면, 3과목 50점 이상, 5과목 80점 이상, 나머지 60점 이상을 목표로 잡고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단, 언제나 변수는 있기 마련이므로 긴장을 늦추진 말자.
사실 나의 경우엔 운이 나쁘게도 예전의 기출문제가 몇 문제 나오지 않았다. 특히 5과목에서 새로운 문제들 투성이었기 때문에 점수가 저조했다. 필기시험에서 기출문제 중복이 얼마만큼 되는지도 합격의 척도이다.
실기시험 = 학원?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선설비기사 실기시험은 학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기시험은 필답형+작업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여기서 이 작업형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이러하다.
- 브래드 보드(빵판)
- 멀티미터(측정기)
- 회로 관련 소자 (ex. 저항, 다이오드, 가변저항 등)
- 연습용 회로도
사실 이 구성품들은 실기학원에 등록하면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시험 합격 후에는 쓰지 않을 물건들이므로, 중고로 구매하거나 주변 지인에게 받는 편을 추천한다. 나의 경우도 지인이 사용했던 구성품들을 받아 썼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커뮤니티이다. 무선설비기사 관련 카페에 가면, 실기 준비물을 중고로 내놓은 글이 굉장히 많다. 잘 찾으면 싸게 구매할 수 있으니 이득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으니 잘 활용해보자.
실기시험이 학원 없이 힘들다고 한 이유는, 보통 가정에는 없는 오실로스코프나, 레벨 미터, 주파수 측정기 같은 중형 기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학교 연구실을 이용할 수 있어 회로 소자도 넘쳐나고 기계도 있다면 상관없으나 그렇지 않다면 학원이 불가피하다.
나의 경우 총 4주의 기간 중에 주말에만 수업을 했으며 평일에는 자유 연습을 할 수 있었다.
학원에 처음으로 가서 수업을 들은 날 깊은 멘붕에 빠지게 되는데, 진짜 뻥 안치고 하나도 못 알아먹었다.
회로도를 보고 똑같이 브래드 보드에 구현하는 동안 정말 아무것도 못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정말 글썽이면서 혼자 연습을 했던 것 같다. 앞서 글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전공자 아닌 전공자였기에...
실기시험은 대략 1교시 - 필답형(단답형, 회로 작성, 스미스 차트)과 2교시 - 회로 조립과 스펙트럼 분석기 test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2교시의 회로 조립(브래드 보드에 회로도를 보고 꽂아 측정한다)이 점수 배정이 제일 높다. 나머지를 다 잘해도 여기서 파형이 나오지 않으면 바로 실격이다.
위 사진은 내가 학원에서 연습하던 회로 중 하나인데,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회로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열심히 여러 가지를 연습하는 것만이 방법이다.
회로도를 보고 나서 준비해 간 브래드 보드에 똑같이 구현하면 된다. TP(TEST POINT) 1부터 많게는 5까지 체크포인트가 나온다. 각 포인트의 파형을 측정하여 답안지에 작성하면 된다.
앞서 말했듯, 첫날 정말 울면서 했던 것 같다. 대부분이 공대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인데, 필자만 아닌 거 같아서 더 쭈굴쭈굴해졌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한방 합격하지 않았는가. 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진짜 사람이 하면 된다는 걸 느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회로 조립이 가장 쉬울 수도 있다. 만드는 설명서랑 재료를 다 주고 DIY 하라는 것이니까.
이케아 가구 조립하라고 하는 거랑 같다.
회로 조립을 잘하게 되는 방법은, 진짜 미친 듯이 연습하는 것이다. 꼼수는 없으니 이 회로 조립만은 꼭 많이 연습하기를 바란다.
회로 조립에서만 높은 점수를 받아놓으면, 나머지 시험과목은 아주 쉽기 때문에 거의 합격이라고 보면 된다.
실기 시험 후기, 경험에서 나온 TIP
짤막하게 나의 실기 시험 후기를 말하자면, 죽다 살아났었다.
처음 회로 조립에서, 파형이 아무것도 나오지가 않아 멘붕이 왔었다. 시험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그때부터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하기 시작하더라.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집어낼 수 있는 능력이 안되었기 때문에 회로 구성을 조금씩 조금씩 바꿔보았다.
그래도 안되더라. 이제는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실격당하면 안 된다는 생각 + 옆에 다른 사람들이 짐 챙겨서 나가기 시작하니까 집중도 안되기 시작했다. 🙄
무선설비기사 실기시험을 볼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회로 조립을 하는데 파형이 하나도 안 나온다면, 진짜 주저 말고 다 뽑아서 다른 공간에 다시 조립하자.
안 나오는 곳에서 깔짝거려봤자 다시 파형이 나올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시간은 많다. 차라리 다 뽑고 바로 브래드 보드 다른 공간에 조립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나의 경우에도 전부 뽑고 옮겨 꽂자마자 깔-끔하게 나왔다.
또 하나는, 브래드 보드에 압정 핀 하나를 꽂아서 사용하자.
브래드 보드에는 원래 가느다란 저항 정도는 쉽게 꽂아진다. 그런데 가끔 다이오드나 굵은 선이 잘 안 들어가서 짜증 날 때가 있다. 그럴 때 압정으로 한번 구멍을 크게 만들어주면, 다음부턴 시원하게 쑥쑥 잘 꽂아진다. (기분도 좋다(❁´◡`❁))
나머지 실기시험 과목들은, 충분히 연습만 한다면 아주 쉽게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스미스 차트의 경우 어려워 보이지만 공식을 외우면 어떤 문제가 나오던 풀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나는 유튜브 영상도 보며 공부를 했는데, 특히 이 '전자공학튜브'채널이 정리가 아주 잘되어있어 도움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d2dQN3ln_xEdecaSlxlwZg
위 채널에 들어가면 다른 과제들의 꿀팁들도 나와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이렇게 나의 경험을 되살려서 여러분께 무선설비기사 시험에 관한 포스팅을 마쳐보려 한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면 최대한 많이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그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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